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갈 수는 없지만, 맥주를 마시러 술집을 가면 보통 생맥주를 즐겨 마신다. 병맥주 혹은 캔맥주는 집에서도 마실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생맥주가 왠지 모르게 더 맛있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맥주는 사실 '生'맥주가 아니다. 오늘은 생맥주가 생맥주가 아닌 이유에 대해 알아보고, 생맥주가 병맥주 혹은 캔맥주와 어떤 차이를 가지는 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생맥주의 어원, Draft (Draught) Beer의 어원
맥주는 발효 음료이다. 초창기 맥주는 발효에 사용된 효모가 살아있는 채로 유통되었다. 하지만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는 오랜 기간 맛을 유지한 채 보관하기 힘들었다. 때문에 적당히 발효된 맥주를 병에 담아 열처리 후 효모를 죽이고 유통시킨 것을 병맥주라 불렀다. 그러나 열처리 기술의 발전이 더딘 탓에 통에 담긴 맥주를 열처리하는 것은 여전히 힘들었다. 때문에 한국과 일본 등에서 통에 담겨 유통되는 맥주를 (효모가 살아있기 때문에) 생맥주라 불렀다.
재밌는 것은 유럽이나 미국 쪽 사람들은 효모 유무를 통해 맥주 이름을 짓지 않았다. 어떤 통에 담겨 있는지에 따라 이름을 달리해서 불렀는데, 커다란 술통에 담아서 1회분씩 따라 마시는 맥주를 Draft Beer (Draught Beer)라고 불렀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통에 담겨서 유통 되는 맥주' =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이었기 때문에 '생맥주' = 'Draft Beer'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사전에도 그렇게 등재되어 있다.).
draft (다음 사전 인용):
(보통 draught)
(그릇간에) 따르기, (술통 등에) 구멍 내기; 흡인, 한 입[모금], (물약의) 1회분; (빨아들인) 1회분의 공기[연기]
draft beer (다음 사전 인용):
명사
생맥주.
생맥주는 '生'맥주가 아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통에 든 맥주도 비열처리가 가능해졌고, 'Draft Beer(통에서 따라 마시는 맥주)'와 '효모가 살아있는 맥주'는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사전 정의상 여전히 Draft Beer는 생맥주인 재밌는 상황이 생겨버렸다.
가장 최초로 효모가 살아있지 않은 맥주를 생맥주라 부른 회사는 삿포로이다. 삿포로는 비열처리는 하지 않았지만 효모 여과기를 통해 효모를 거른 맥주는 생맥주로 불러도 된다며 시중에 판매를 시작하였다. 당연히 다른 경쟁사들과 싸우게 되었으나 최종적으로 생맥주는 Draft Beer와 같은 말이므로 효모 생존 유무와 상관없이 사용해도 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때문에 현재의 생맥주는 비열처리가 된 맥주라도 통에 담기기만 하면 생맥주라 불러도 무방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는 신선한 맥주라는 뜻으로 캔맥주에도 Draft Beer 혹은 생맥주라는 라벨을 붙여서 팔곤 한다. 마케팅 목적인 것은 이해하지만 조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적으로 ['효모가 살아있어야만 생맥주 -> 효모가 살아있지 않아도 통에 담겨있으면 생맥주' -> '효모도 살아있지 않고 통에도 안 담겨있지만 그냥 난 생맥주라 부를래 생맥주']가 되어서 생맥주의 '생'은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않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생맥주와 다른 기타 맥주(병맥주, 캔맥주)와의 차이
그렇다면 생맥주와 병맥주 (혹은 캔맥주) 사이 차이는 없는 것일까?
같은 맥주를 생맥주라고 팔든 병맥주라고 팔든 법적으로 아무런 재재가 없다. 때문에 해당 회사에서 정확하게 표기를 해주지 않는 이상 같은지 다른지 소비자가 알기는 어렵다 (그냥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하지만 효모가 죽은 맥주라고 할지라도 맥주는 갓 만든 맥주일수록 맛있다는 것이 정설이며, (장사가 잘되는) 맥주집의 생맥주는 그런 측면에서 더 맛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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