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싱글몰트 위스키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위스키의 숙성 년수를 보면 12년이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10년이 아닌 12년 위스키가 가장 주류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위스키를 오래 숙성시킬수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게 되는데, 오래된 위스키가 무조건 더 맛있는 것일까? 오늘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위스키 12년 산?
먼저 12년 동안 숙성시킨 AGED 12 YEARS 위스키를 한국말로 뭐라고 불러야 할까? 정확한 명칭은 위스키 12년 (예: 발베니 12년, 맥켈란 12년)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
종종 12년 산 위스키라고 부르는 분들이 계신데, 엄밀히 따지자면 12년 산은 1912년 혹은 2012년 등 12년부터 숙성된 술을 뜻하므로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보통 와인의 경우 몇 년도에 재배를 하여 숙성을 시켰는지가 표기되므로 이 경우 '년 산'이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사실 술은 즐기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부가적인 것은 의미만 통하면 된다고 생각을 하지만, 술자리에서 이런 사소한 실수를 했다가 간혹 설명하시길 좋아하시는 분들께 잘못 걸리면 술맛 떨어지는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숙지하고 있는 것이 좋다.
위스키 12년이 많은 이유는?
위스키는 숙성할수록 원액의 거친 맛이 감소하고, 오크통의 향이 술에 스며든다. 맛이 점점 부드러워지고 풍미가 강해지게 되는 것이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보통 위스키 숙성 시 12년, 17년을 경계로 풍미가 급격히 좋아진다고 한다. 때문에 12년 17년 위스키가 많은 것이다.
하지만 숙성 환경에 따라 정확히 12년에 풍미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양조장에서는 11년 혹은 10년에 풍미가 좋아질 수도 있다. 그래서 10년 숙성시킨 위스키도 출시되는 것이다.
위스키 숙성 년수가 높으면 비싼 이유는?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이유는 '엔젤스 쉐어'이다. 엔젤스 쉐어는 말 그대로 천사와 술을 공유했다는 뜻이다. 위스키는 숙성할 때 매년 2%의 술이 증발한다. 옛날 위스키를 양조하던 사람들은 이를 보고 천사들이 밤중에 마신 술이라 하여 엔젤스 쉐어라 불렀다. 이 2%가 작아 보이지만 30년을 숙성시킨 경우 술 양의 50%가 증발해버린다. 때문에 당연히 오래 숙성한 술이 비쌀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로 오래 숙성한 위스키가 비싼 주된 이유는 엔젤스 쉐어 때문이 아니다. 양이 50% 줄었다면 가격이 2배만큼만 비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12년 위스키와 30년 위스키는 가격에 10배쯤 차이가 난다. 그 이유는 위스키를 30년 동안 숙성시킬 때 드는 보관 비용 때문이다. 위스키 보관은 꽤 많은 장소를 차지한다. 또 알맞은 온습도 환경도 맞춰주어야 한다. 위스키 양조장 사장님이 30세에 숙성을 시작하면 60세에 숙성이 완료된다. 비싼 가격을 받을만하지 않는가?
위스키 숙성 년수가 높으면 맛있을까?
위스키 숙성 년수가 높으면 더 맛있다고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할 수도 있다. 이건 취향 차이이기 때문이다. 숙성 년수가 높아질수록 원액의 맛은 약해지고 오크향과 부드러움이 강조된다. 풍미는 늘어가기에 더 맛있어진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원액의 맛이 사라지기에 숙성 년수가 과도하게 높은 위스키는 양조장에 상관없이 일정한 맛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현대카드 부회장이신 (30년 위스키를 충분히 사드실 수 있는 분인) 정태영 님께서는 12년 위스키에 조미료인 미원을 넣으면 30년 위스키 맛이 난다고 했고, 각종 커뮤니티에서 실험해본 결과 실제로 그렇다고 말한 사람이 꽤 된다. 이 말은 거꾸로 해석하면 30년 위스키는 상당히 일반적인 맛이 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30년 위스키와 12년 위스키 둘 중 하나를 먹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30년 위스키를 마시는 위스키 덕후들이 많다. 이는 단지 평소에 먹어볼 기회가 적은 비싼 술을 먹어보겠다는 마음이지 더 맛있어서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좋은 양조장의 12년 위스키는 충분히 좋은 술이며 굳이 내 돈 주고 30년 위스키를 먹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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